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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 단절 엄마들, 아이 양육·공무원 시험공부 병행
(서울=연합뉴스) 성진우 인턴기자 = 경기도 A시에서 세 아이를 키우고 있는 이지형(가명·30대)씨는 거주지 인근 초등학교에서 2년째 교사로 재직 중이다.
그는 5년 전 '엄마는 커서 뭐가 되고 싶느냐'는 큰아이의 질문을 받고 임용고시 준비를 시작했다.
이 씨는 "아이의 질문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며 "결혼 전 접었던 임용고시에 대한 꿈이 생각나 3년 동안 육아와 공부를 병행했다"고 전했다.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TV 제공]](https://vmg.yonhapnews.co.kr/photo/cms/2016/04/11/01/C0A8CA3D00000154409835E0003E15B_P2.jp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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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연합뉴스TV 제공]
최근 육아, 살림과 공무원 시험을 병행하는 엄마라는 뜻을 가진 '맘시생'이란 신조어가 생겨나는 등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기혼 여성들이 늘고 있어 배경이 주목된다.'
◇ 경력단절 극복·가계 보탬…두 마리 토끼 잡으려는 맘시생들
약 35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공무원 시험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맘시생' 관련 게시물이 160여 개에 달한다.
맘시생은 출산, 육아로 인해 불가피하게 직장을 그만두거나 구직 활동을 중단했던 여성들이 주를 이룬다.
한동안 경력이 단절된 상태에서 민간 기업에 취업하기 어렵다 보니 채용 때 경력보다 시험 점수 비율이 높고 일과 가정생활 양립이 비교적 용이한 공무원에 도전하고 있다.
4개월 된 아이를 키우면서 지방직 공무원을 준비하는 엄채은(가명·30대)씨는 "인터넷 커뮤니티, SNS에서 나와 비슷한 환경에서 공무원 시험 준비를 시작한 엄마들이 많은 것을 보고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엄 씨는 "작은 출판사에서 6년 동안 일했지만 출산을 앞두고 퇴사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아이를 키우며 직장 생활하는 데 있어서 공무원에게 주어지는 충분한 육아 시간과 복지제도가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엄채은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vmg.yonhapnews.co.kr/etc/inner/KR/2021/08/03/AKR20210803124000505_02_i.jpg)
육아, 살림 비용이 늘어나 남편 혼자 벌어 충당하기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씨는 "남편 외벌이로는 매달 약 50만 원 정도 생계비가 부족했다"며 "앞으로 아이 육아 비용과 학비 등을 어떻게 마련할지 현실적인 걱정이 앞서 안정적인 직업을 가져야겠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 육아·공부 병행에 따른 체력 부족은 고충
맘시생들은 수험 과정에서 '체력 부족'을 큰 고충으로 꼽았다.
육아, 살림 하면서 공부 시간을 따로 확보해야 해 다른 공무원 준비생들보다 체력 부족을 더 크게 느낀다는 설명이다.
엄 씨는 "공부 때문에 살림, 육아를 완전히 놓을 수가 없어 낮에 쪽잠 자면서 새벽에 공부했다"며 "항상 수면과 공부 시간을 확보하려다 보니 체력 부족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이 씨는 "지인은 아이도 셋이나 키우고 있고 막내는 이제 막 태어났는데 무슨 임용 시험 준비냐고 했다"며 "'참 인생 힘들게 산다'는 말까지 들었다"고 전했다.'
◇ "성 차별적 고용 구조 개선해야"
전문가들은 맘시생 증가의 근본적인 원인이 여성에게 불리한 고용 구조에 있다고 지적했다. 결혼과 출산으로 경력 단절을 경험하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채용 과정에서 미혼 또는 남성을 더 선호하는 성차별적 관행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불안정한 취업 시장에서 많은 사람이 공무원 시험에 몰리고 있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며 "특히 경력 단절을 경험했거나 앞둔 기혼 여성들에게 공무원 시험은 자아실현보다는 생존을 위한 전략일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정 교수는 "많은 맘시생들이 지방직 9급에 몰리는 현상도 거주 지역에서 양육과 사회 활동을 병행해야 하는 기혼 여성들의 현실이 반영된 것"이라며 "경력 단절 여성들에게 더 다양한 직업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고용 구조 내 성 차별적 관행들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sjw0206@yna.co.kr
